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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비대면 K-센서스, 또 하나의 대표상품으로

중앙일보 [비즈 칼럼] 비대면 K-센서스, 또 하나의 대표상품으로 강신욱 통계청장

프랑스 귀족으로 1066년에 영국을 정복한 윌리엄 1세가 남긴 최고의 유산 중 하나가 ‘둠스데이 북(Doomsday Book)’이다. 정복지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영국의 인구와 토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담겨 있어 당시의 사회경제사를 파악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다.

우리에게도 통일신라 시대 민정문서라는 자료가 있었다. 기록에 남은 작성 시기는 둠스데이 북보다 수백 년 앞섰다. 지금의 청주지역 4개 촌락의 남녀 인구수, 소와 말의 수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3년을 주기로 삼국통일 후 국가의 부역과 조세 납부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조사가 이뤄졌다.

세금부과나 징병 등 통치 목적을 넘어 사회개혁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을 위한 근대적 인구센서스는 18세기 말 이후 산업혁명이 한창인 시기에 등장했다. 1790년 미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프랑스·영국 등에서 근대 센서스가 실시되었다. 오늘날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이다.

올해는 세계 각국에서 인구조사가 예정돼 있는 해다. 인구센서스는 사회의 큰 변화를 읽고 새로운 정책 수립에 활용되는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다. 그러나 UN에 따르면 ‘2020 인구센서스’를 준비했던 57개 국가 중 미국·인도네시아 등 다수 국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조사를 연기했다.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통계 조사원들의 대면조사가 어려워진 것이 연기의 이유다.

우리나라는 올해 10월 중순에 인구주택총조사를 계획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모든 분야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질서와 패러다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조사가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더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통계청은 인터넷은 물론이고 전화와 모바일 조사로까지 비대면 조사방식을 다양하게 하고 현장조사의 안전성을 확보해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조사함으로써 통계의 정확성은 높이면서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대한민국은 인터넷조사 참여율 47.9%를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등록 센서스 방식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각국의 벤치마킹 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인구주택총조사를 비대면 조사방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행한다면 우리의 센서스가 K-팝, K-방역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 7월 13(월)  / 중앙일보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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