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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대와 계층을 차별하는 경제위기[류근관의 통계산책]

[머니투데이] 세대와 계층을 차별하는 경제위기[류근관의 통계산책] 통계청장

우리 경제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 코로나19(COVID-19) 위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외환위기 때 기업이 연이어 쓰러졌고 많은 직장인이 일터를 잃었다. 1998년 1월 이후 16개월 동안 취업자는 약 100만명이나 감소했다. 통상 사람들이 안정적 일자리로 생각했던 상용직도 74만개나 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외환위기에 비해 고용 충격이 덜했다. 2009년 1월부터 13개월 동안 약 8만명의 취업자만 감소했다. 다만 고용충격이 나타나는 양상은 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비임금 근로자가 전체 취업자보다 많은 31만명이나 줄었다. 외환위기 때는 상용직 임금 근로자가 주로 피해를 보았다면 2008년에는 자영업자같은 비임금 근로자에 충격이 왔다.

지금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인적·물적 이동이 막힌 동맥경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감소한 취업자는 43만명에 이른다. 취업자는 임시직과 일용직에서 50만명이 줄었다. 이번 팬데믹은 상용직보다는 단기간 일자리를 강타했다.

세대별로 보면 세 번의 위기에서 예외 없이 청년층과 30대의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진다. 외환위기 때는 전체 취업자 감소 100만명 중 30대 이하가 88만명이나 차지했다. 금융위기와 팬데믹 아래서도 전체 취업자 감소 폭보다 30대 이하 감소 폭이 훨씬 크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젊은 세대는 신음한다. 노동시장 진입도 어렵고 그 부정적 충격이 단기간에 끝나지도 않는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충격이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는다. 취약층일수록 더 큰 피해에 노출된다. 이때 정부 재정에 의한 공적 이전지출이 비대칭적 충격의 효과를 일부나마 완화한다.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정책 수단이 상당 정도 제약되었던 외환위기 당시에는 공적 이전지출이 늘기는커녕 50%나 감소했다. 당시 실직자의 어려움이 얼마나 컸을지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2009년 금융위기 때 공적 이전지출은 20% 정도 느는 데 그쳤다.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소득 배율인 이른바 소득 5분위 배율을 살펴보자. 공적 이전지출이 포함된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외환위기 시에는 1997년 3.8배에서 1998년 4.55배로 크게 악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2008년 6.03배에서 2009년 6.08배로 다소 악화했다. 이전 두 위기에서는 적어도 소득분배에 관한 한 공적 이전지출이 소득계층 간 소득 재분배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팬데믹 하에서는 2020년 2분기 기준 공적 이전소득이 113%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2019년 2분기 5.74배에서 2020년 2분기 5.03배로 제법 개선되었다. 반면 시장소득 기준으로 보면 5분위 배율이 2019년 11.25배에서 2020년 14.38배로 크게 악화했다. 공적 이전지출 증가가 소득분배 개선에 기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소득 5분위 배율은 상대적 지표일 뿐이다. 많은 국민은 여전히 코로나 위기로 절대적 어려움 속에 처해 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어려울수록 뭉치고 나누는 우리 국민의 저력과 협력이 다시 한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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