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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제대로 된 통계 있어야 위기 관리도 가능

[비즈 칼럼] 제대로 된 통계 있어야 위기 관리도 가능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한 시중은행 명예퇴직자들의 모습을 담은 ‘눈물의 비디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고당한 근로자가 등장한 ‘오징어 게임’, 두 작품 모두 지난 두 번의 경제위기가 불러온 우리의 뼈아픈 현실을 보여주었다.


20세기 끝자락의 30여 년간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우리나라는 1997년 몰아닥친 외환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상대적 빈곤율은 8.2%에서 10.9%로 높아져 가난한 계층이 급증했음을 드러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12.5%에서 13.1%로 증가해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확대된 빈곤율을 기록으로 남겼다.


지난해 벽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모든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 힘든 정도만큼은 비례적이거나 대칭적이지 않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는 어려웠지만,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 업체와 수출업체는 형편이 괜찮았다. 맞춤형 대책 수립을 위해 사업자별 피해 정도를 파악하려면 보다 나은 국가 통계체계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인구문제에 봉착해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 고령층 비율은 지금의 두 배가 넘는 40%대로 진입한다. 노인 빈곤율은 2019년 현재 43%를 넘는다. 한데 우리에겐 아쉽게도 노인 빈곤 실태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연금통계조차 없다. 일자리든 복지든 해당 정부 부처가 집행하는 노인 정책에 앞서 노인 연금통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통계청은 현재 ‘포괄적 연금통계’를 개발하고 있다. 흩어져 있는 직역·퇴직·개인·국민·기초·주택·농지연금 등 연금 데이터베이스와 인구·가구등록부를 연결해 노인연금실태 전모를 파악하고자 한다. 노인의 경제 문제를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처방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다.


나아가 통계청은 통계등록부를 가교(架橋) 삼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연계·분석할 수 있는 이른바 ‘K통계 체계’를 구축 중이다. 우리 사회 제반 현안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내 해법을 찾게 해주는 국가 기초인프라를 까는 중이다.


망망대해에서는 나침반이 있어야 목적지를 향한 항해가 가능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통계가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증거 기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국가통계체계의 획기적 전환에 국력을 모아야 할 때다. 위기든 기회든 측정돼야 관리된다.


류근관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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