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동정

통계청장의 통계청 운영 방향에 대한 말과 글, 통계청 대표자로서의 활동을 알려드립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중앙일보] 휴머니즘 기술로 디지털 격차 줄이자

중앙일보 [칼럼] 휴머니즘 기술로 디지털 격차 줄이자 강신욱 통계청장

업무 때문에 기차를 타는 일이 잦은데 요즘 역에서 익숙해진 광경이 있다. 매표소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 중 대부분이 노인분들이다. 스마트폰 앱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현장 구매를 하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열차를 타기도 힘들고, 급하면 입석을 타고 목적지에 가기도 한다. 반면 젊은이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집이나 직장에서 미리 예매하고, 편하게 기차를 기다린 후 여유 있게 좌석에 앉아 간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글로벌경쟁력지수(GCI)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평가 대상 140개국 중 15위를 차지했다. 특히 ‘ICT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이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촘촘하게 깔려 있다.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고 감탄하는 것도 공항이나 지하철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와이파이 환경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삶의 혁신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 기술 트렌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디지털 기술 발전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빠른 디지털화에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앞서 예를 든 노인들처럼 속도에 뒤처지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이른바 디지털 디바이드(디지털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디지털 격차란 디지털 경제에서 나타나는 계층 간 불균형, 지식, 인터넷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을 말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빈곤가정 아동일수록 모바일 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져 비만, 정서불안 등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등장하고 있는 개념이 바로 디지털 휴머니즘, 또는 휴머니즘을 품은 디지털 세상이다. 최근 『2018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를 펴낸 KOTRA의 세계 각지 주재원들도 올해의 트렌드로 ‘휴머니즘’을 꼽으면서 휴머니즘의 색채를 띤 기술들이 점점 늘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책에서 소개한 간호 로봇 ‘팔로’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노인들의 이름을 부르고, 상황에 맞는 대화를 할 수 있다. 보행과 운동기능까지 가능해 노인 간병 시설에서 체조 선생님 역할도 한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사람과 사회를 위한 기술이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제6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이 열린다. 미래의 웰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의 핵심 논의 과제 중 하나도 바로 ‘디지털화와 웰빙’이다.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 경제시대의 명암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화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디지털 경제의 풍요와 혜택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웰빙의 해법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2018년 11월 19일(월)  /  중앙일보 04면

현재페이지의 내용이나 사용 편의성에 만족하십니까?
*200자 내외